'김치프리미엄' 노린 가상화폐 원정투기로 해외여행경비 반출 급증

입력 2018-02-08 14:27   수정 2018-02-08 14:32

1월 해외여행경비 반출 3846만달러 기록, 전년 동월 대비 15배
1월 한 달 실적이 지난해 전체(7238만 달러)의 53% 달해
가상화폐 원정투기장 의심되는 일본·홍콩·태국 경비 반출 급증
평균 반출 연령도 2015년 50세에서 1월 38세로 크게 낮아져

가상화폐 해외 원정투기에 악용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해외여행경비의 반출 실적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정투기를 막기 위한 관계당국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현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관세청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해외여행경비로 반출된 금액은 총 2억1273만달러(2309억원)에 달했다.

해외여행경비란 해외여행자가 지급할 수 있는 해외여행에 필요한 경비로, 현행법상 해외여행경비의 한도는 무제한이다. 다만 1만달러를 초과하는 해외여행경비는 외국환거래법 규정에 따라 세관에 신고해야 한다.

해외여행경비 반출은 △ 2013년 2505만달러(272억원) △2014년 2085만달러(226억원) △2015년 2645만달러(287억원) △2016년 2953만달러(320억원)로 2000만 달러 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가상화폐 열풍이 본격화 된 지난해 7238만 달러(785억원)로 전년 대비 2.45배 급증했다.

지난해 초 해외여행경비 반출 실적은 △1월 260만달러(28억원) △2월 272만달러(29억원) 등으로 전년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3월부터 11월까지의 해외여행경비 반출은 전년보다 2~4배가량 급증했다. 국내 가상화폐 열풍이 최고조에 이른 지난해 12월에는 전년 대비 4.14배나 증가한 1051만달러(114억원)로 집계됐다.

지난 1월에는 3846만달러(417억원)를 기록하며, 지난해 전체 해외여행경비 반출 실적(7238만 달러)의 절반(53.14%)을 넘어섰다. 지난해 1월(260만달러) 대비론 15배나 증가한 수치다.

국내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는 일명 ‘김치 프리미엄’ 덕분에 다른 나라보다 시세가 30%정도 비싸다. 가상화폐 원정투기꾼들은 해외여행경비의 한도가 없다는 점을 악용해 고액의 현금을 들고 가상화폐가 싼 일본·홍콩·태국 등으로 출국해 가상화폐를 싸게 사고, 이를 다시 한국으로 전송해 비싸게 팔아 시세차익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 의원은 “해외여행경비에 가상화폐 원정투기 자금이 유입되면서 해외여행경비 반출 실적이 비정상적으로 급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지역별 해외경비반출 실적(금액기준)을 보면 일본이 전년대비 3.63배 증가했으며 △홍콩 6.21배 △태국 6.98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월 홍콩 해외여행경비 반출실적(1557만 달러)은 이미 전년도 전체 수치(502만 달러)를 앞질렀다.

또한 해외여행경비 평균 반출금액은 높아지고 평균 반출연령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여행경비 평균 반출금액은 △2013년 2만3000달러 △2014년 2만4000달러 △2015년 2만4000달러 △ 2016년 2만4000달러 등으로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다가 지난해 3만3000달러, 지난 1월 4만6000달러로 증가했다. 해외여행경비 평균 반출연령도 2013~2016년 50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46세로 소폭 낮아진 뒤 지난 1월은 38세로 크게 낮아졌다.

관세청은 “원정 해외투기로 의심되는 고액?빈번 반출자 다수를 포착해서 현재 조사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기획재정부, 관세청 등 관계당국은 해외여행경비를 가장한 가상화폐 구매자금 반출을 방지하기 위해 고액 해외여행경비 반출 관리를 강화해야한다”며 “가상화폐 거래자금 환치기 실태조사 실시와 관계기관 합동단속 추진 등 국부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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